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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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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테슬라 위기설, 실체는 무엇인가?

테슬라가 지난 12월 세계 최초의 순수 전기트럭 세미를 공개했다. 테슬라의 주장에 따르면, 순수 전기트럭인 세미는 1회 충전으로 805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배터리는 30분 만에 80%가 충전된다. 세미의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5.0초(36톤 트레일러에 짐을 가득 싣는 경우 20초). 이는 비슷한 크기의 디젤엔진 트럭과 비교했을 때 평균 40초 빠른 수치다. 테슬라는 세미와 함께 새로운 고속충전 기술인 ‘메가차저’(Megacharger)를 소개했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0→시속 100km 가속 1.9초의 신형 로드스터를 발표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발표였다.

오리지널 로드스터를 대체하는 신형 로드스터는 4인승 스포츠카로 3개의 모터를 달아 최대토크가 1019.8kg·m에 달하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 0→시속 100km 가속 1.9초의 성능은 현재 가속성능이 가장 빠른 테슬라 모델 S P100D보다 0.5초 더 빠르다. 말하자면 양산차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가 된다. 최고시속은 400km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로드스터에는 1회 충전으로 약 1000km 주행가능한 200kWh 배터리를 얹을 계획이다. 테슬라가 지금까지 생산한 가장 용량이 큰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 S P100D에 들어간 100kWh이고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미국환경보호청(EPA) 기준으로 549km. 신형 로드스터 출시는 오는 2020년으로 예상된다. 20만 달러(2억1740만 원)짜리 로드스터를 사기 위해서는 보증금 5만 달러(5435만 원)를 예약금으로 내야한다. 그리고 첫 생산분 1000대 중 한 대를 사려면 25만 달러(2억7175만 원)를 먼저 지불해야 한다.

전기트럭 세미와 로드스터는 고객층이 완전히 다르다. 때문에 동시에 2대 차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있다. 현재 테슬라에 부정적으로 흐르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홍보전략이라는 것. 깜짝 발표를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돌파하는 전략은 아주 고전적인 수법이다. 엘런 머스크는 그동안 이런 수법을 자주 사용하며 언론을 이용했다. 그러다보니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현상은 늘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무엇보다 테슬라의 야심을 담은 모델 3이 목표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2016년 솔라시티(Solarcity)를 인수한 데 이어 2017년 3월 대규모 배터리 생산공장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가동하고 4월에는 솔라시티에서 만든 솔라루프(Solarroof)를 공개했다. 테슬라는 2018년까지 기가팩토리에서 연간 35GWh 규모로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50kWh 배터리팩 기준으로 70만 개, 100kWh 배터리팩 기준으로는 35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 모델 3 기본 모델에 쓰이는 배터리팩은 충전 전력량이 50kWh로, 최대 220마일(약 354km)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이 배터리팩에는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공동 개발한 2170 규격 셀이 들어간다. 엘런 머스크는 이를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고 가장 저렴한 셀”이라고 말했다. 솔라루프에서 전력을 만들고, 기가팩토리에서 값싼 배터리를 생산해 모델 3의 생산원가를 낮춘다는 엘런 머스크의 구상은 어느 정도 실현된 듯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늘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 모델 3은 50만 대 이상 주문을 받았지만 부품공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산이 늦춰지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2017년 3분기까지 1500대의 모델 3을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222대만 전달하는데 그쳤다. 엘런 머스크는 최근 목표량에 턱없이 부족한 현재 상황을 놓고 “생산 지옥에 빠졌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모델 3 생산 병목현상과 기가팩토리에 새로 투자한 것이 겹치면서 직전 분기에 6억190만 달러(약 6728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최근 “매주 모델 3 생산 병목현상이 상당한 수준으로 해결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병목현상을 해결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지에 관해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물론 지금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테슬라가 갑자기 무너질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이후 자동차 25만 대를 생산했다. 또한 2017년에는 총 10만 대에 달하는 모델 S와 모델 X를 고객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도 10% 증가했다.

2017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6년(75만3000대) 대비 33% 늘어난 수치. 2016년은 2015년 대비 40%가 늘어났다. 매년 30~40%씩 성장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어서 수년 내 5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그런데 전기차시장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이 계속 떨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실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배터리 전력량당 비용은 약 760달러/kWh에서 270달러/kWh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전기차가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지금의 1/4 수준인 50~70달러/kWh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그런데 세계 전기차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는 지난 1년 사이 2~3배 정도 가격이 뛰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소재의 공급도 불안정하다. 배터리 가격이 계속 오르게 되면 테슬라는 모델 3을 많이 생산할수록 손해를 입게 된다. 생산량 증가가 오히려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테슬라가 위기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계를 놀라게 한 전기 스포츠카가 아니라 모델 3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터리 소재 공급 및 가격이 안정되어야 한다. 배터리 문제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비단 테슬라의 위기뿐 아니라 전기차산업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최주식
월간 <오토카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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