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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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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01
자동차 헤드램프의 발달과 진화

자동차가 등장한 1800년대 말에는 가로등을 자동차 보닛에 얹고 다녔다. 그러다가 1908년부터 광산에서 사용하던 카바이드등을 전조등으로 사용했다. 카바이드는 칼슘카바이드가 물과 만나면 생성되는 ‘아세틸렌’이라는 발화성 가스다. 이 가스에 불을 붙여 전조등으로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가로등이나 카바이드등은 투사 거리가 몇 미터에 불과했고 밝기도 매우 형편없었다. 게다가 켜고 끄는 것도 대단히 불편했고 무엇보다 아세틸렌가스 관리가 힘들었다.

첫 번째 혁신 : 필라멘트 전조등 시스템

자동차 헤드램프의 첫 번째 혁신은 1913년 독일 보쉬(Bosch)에서 발명한 전기램프(헤드라이트)였다. 전기램프가 등장한 것은 엔진과 연결된 보쉬의 발전기(제네레이터) 개발 덕분이다. 카바이드등에서 전기등으로 바뀌면서 헤드램프를 자동차 실내에서 켜고 끄는 데 편리해졌고 밝기도 몇 배나 밝아졌다. 보쉬의 텅스텐 필라멘트 전조등 시스템은 1990년대까지 이어졌다. 1925년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구회사 오스람(Osram)과 함께 개발한 자동차용 전구에 파라볼라 반사경을 장착하고 하이빔(High Beam, 상향등)에 적용한 6볼트짜리 비대칭 비룩스(Bilux-AS)를 상표로 등록했다. 이 제품은 2개의 서로 다른 비대칭 텅스텐 필라멘트를 한 전구 안에 집적시켜 사용하는 방식이다. 벤츠는 1957년 비룩스 전조등 시스템을 전조등과 하이빔에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1971년 벤츠SL 모델에 처음으로 H4 할로겐전조등을 본격적으로 장착할 때까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조등의 표준으로 정해지며 시장을 독점했다.

1971년 할로겐 전조등은 첫 양산 제품으로 시장에 등장했지만 기술개발은 1964년부터 시작됐다. 초창기에는 H1, H3으로 이어지다가 1966년 네덜란드 필립스(Phillps)에서 2 필라멘트 전조등과 하이빔 ‘할로겐 H4’를 개발했고 이후 H7까지 발전하면서 시장을 장악해왔다.

1991년 BMW 7시리즈에 처음 장착된 제논 전조등은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오던 할로겐 전조등의 시대를 저물게 했다. 제논 전조등은 얇은 크리스탈 유리관 안에 제논가스를 채워 넣고 양 끝의 전극에 고압전류를 흐르게 해 플라즈마를 형성, 빛을 내는 방식으로 고압방전(HID; High-Intensity Discharge)램프라고도 한다.

두 번째 혁신 : 제논 전조등 시스템

제논 전조등은 자동차 헤드램프 역사에서 텅스텐 필라멘트 이후 두 번째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할로겐 전조등의 필라멘트는 빛을 내기 위해 많은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손실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제논 전조등은 할로겐 전조등보다 효율성이 훨씬 뛰어나다. 수명은 평균 2,000여 시간 지속돼 H7 할로겐 전조등(평균 450시간)보다 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와트당 밝기도 2배 이상 밝아졌다. 참고로 제논 전조등인 D2S가 91lm/W이고 할로겐 H7램프는 26lm/W다.

유럽경제위원회(ECE) 규정에 보면 제논 전조등은 1989년 필립스와 오스람이 개발한 D1부터 시작해 D1S, D1R, D2S, D2R, D3S, D3R, D4S, D4R 그리고 D-H4R까지 숨 가쁘게 발전했다. D는 방전(Discharge)의 약자이고 숫자는 버전이다. D3 버전부터는 제논가스를 위한 금속재료로 수은이 배제됐다. 제논 전조등은 점화 시스템과 전자 컨트롤(electrical ballast) 모듈 등을 함께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제논 전조등부터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제논 전조등에는 고압전기가 흘러 교체할 때 반드시 전문가가 필요해 정비와 관리 비용도 높다는 단점이 있다.

세 번째 혁신 : LED 전조등 시스템

모든 개발에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으로 인텔 설립자였던 고든 무어가 1969년에 내놓은 경험적 법칙)이 적용되듯 전조등 연구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 혁신제품인 제논 전조등이 시장에서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전에 이미 세 번째 혁신, LED(Light Emitting Diode) 전조등 시스템이 돌풍처럼 들이닥쳤다. 1990년대 중반부터 후미등과 브레이크등에 간간히 사용되던 LED등이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확실하게 등장한 것은 2008년 아우디 R8 모델이었다.

LED 전조등 수명은 평균 1만 시간으로 자동차 수명과 거의 비슷해졌고 훨씬 더 밝아지고 밀도도 높아졌다. 특히 LED 전조등은 스마트 시스템(Intelligent Light System)이 가능하다는 점이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에 더 없이 매력적이다.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의 선두 주자는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2006년 S-클래스급에 처음 적용했는데, 일반도로 조명은 물론 아우토반 조명, 확장된 안개조명, 액티브 커브길 조명 등 5가지 선택적 조명시스템을 채택해 활용했다.

커브길 조명은 가변형 전조등 시스템(AFS; Adaptive Front-lighting System) 혹은 어댑티브 포워드 라이팅(AFL; Adaptive Forward Lighting) 등으로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 명칭으로 불리지만 원리는 모두 같다. 이 조명은 생각보다 오래된 시스템이다. 최초의 커브길 조명은 1918년 미국 캐딜락 타입 57에 처음 적용됐고 당시 특허로 등록했다.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커브길 조명이 양산된 것은 1968년 프랑스 시트로엥 2세대 DS 모델부터다. 특히 1970년대 등장한 시트로엥 SM 모델은 전방과 좌우 측면을 조명하는 기존 전조등을 6개나 배치해 조명 전담 배터리를 별도로 장착해야 했다.

최근 상용화된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은 내비게이션에서 도로 정보를 받아 주행 경로를 예측하고, 교차로와 곡선로 등에서 운전자가 방향을 틀기 전 전조등의 조명 방향을 조절하는 초기 지능형 시스템이다. 주행 조건, 날씨 특히 울퉁불퉁하고 굴곡진 도로에서의 주행에도 다양한 상황정보를 바탕으로 일정한 방향으로 전조등 빛을 투사할 수 있다.

네 번째 혁신 : LED 매트릭스(Matrix) 시스템

4차산업혁명이 시작됨과 동시에 자동차 전조등 시스템에도 네번째 혁신이 나타났다. 2014년 등장한 BMW의 레이저 전조등과 아우디, 벤츠의 LED 매트릭스(Matrix) 시스템이다. 기존 일반 LED 전조등과 LED 매트릭스(Matrix) 시스템의 가장 큰 차이는 항상 하이빔을 켜고 달려도 상대방 자동차나 보행자에게 전혀 눈부심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하이빔 스위치가 따로 없어도 되고 하이빔 법 규정도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의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이 자동차 조명의 밝기와 편리성 등 기능과 성능 향상에 집중됐다면 이 스마트 조명 시스템부터는 소위 말하는 자동차의 적극적 안전도(active safty system)와 파트너 수동안전도(collision counterparty protection) 개념이 더 확실하게 적용된 것이다.

LED 매트릭스는 36개 고해상의 작은 LED 모듈 중 24개의 모듈이 직류 전기의 펄스 폭 모듈레이션(PWM, Pulse-Width Modulation)으로 주파수 변조를 통해 밝기를 조절한다. 때문에 플러터(깜박임)가 발생하거나 내부 온도가 200°C 정도의 고온까지 치솟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설치비용과 가격도 비싸다. LED 매트릭스 조명시스템이나 레이저 조명 시스템은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여서 최고급 자동차에만 선택적으로 장착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고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생산단가도 떨어질 전망이다.

레이저조명 시스템이나 LED 매트릭스 시스템은 기계적인 연결 방식이 아닌 전기전자적인 작동 방식이다.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뿐만 아니라 전방 윈드실드에 장착된 카메라와 각종 센서 정보를 분석해 보행자와 마주 오는 자동차 등을 식별할 수 있다. 또 커브길과 교차로 등 길가 장애물에 따라 조명을 미리 알아서 꺼주는 등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들을 다른 차량과 네트워크로 연결해 소위 ‘카-투-엑스’(car-to-x)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LED 매트릭스와 레이저 전조등 시스템은 이전 세대보다 조금 더 진일보한 지능형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에 반드시 필요한 전조등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이미 아우디에서는 레이저와 LED 매트릭스를 조합한 콤비네이션 모델이 나왔다. 레이저의 단점과 LED의 단점을 서로 보완한 모델이다.

레이저 전조등 시스템과 LED 매트릭스, 메르세데스-벤츠의 멀티빔 LED 시스템 등은 2014년부터 자동차시장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선진 브랜드들은 이미 차세대 전조등 시스템으로 ‘OLED 전조등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고 있고 완성단계로 접어들었다. OLED 특성상 0.6mm 두께로 조명이 가능해 자동차 외부 표면에 페인트칠하듯 조명을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도 이미 개발됐다. 자동차 전체 색상도 OLED로 다양하게 대체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앞으로는 조명과 자동차 컬러를 융합해 자동차 컬러 디자인의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의 협업이 본격화하는 진정한 ‘패러다임적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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