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208호

 

자동차 정비산업 현황 및 발전방안

 
김 필 수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최근 자동차 생산 및 기술 수준이 상당히 진전되면서 이에 걸맞는 자동차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자동차문화는 자동차로 수반되는 전반적인 문화의 의미로 포괄적인 범위를 가지고 있어서 분야별 발전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교통안전문화, 자동차정비문화, 자동차튜닝문화, 중고차문화, 이륜차문화 등 상당히 많은 분야로 세분화 된다.

이러한 여러 분야 중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기초를 다지는 정비분야는 다른 분야로의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특히 소홀히 할 수 없다. 최근 정비분야는 구조적 특성, 영세 모델, 내수 경제적 특성 등 여러 요소가 어우러져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정비업 자체가 존폐기로에 선 경우도 비일비재해 정비분야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할 지경이다.

국내 자동차 정비산업 현황

우리나라의 정비분야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우선 가장 대두되는 것은 역시 국내 정비업체의 수이다. 현재 4종의 정비업 중 종합자동차정비업, 소형자동차정비업, 원동기정비업 등 3종의 정비업체수는 약 4,000개이며 부분자동차정비업은 약 2만9,000개로 총 3만3,000개의 자동차정비업이 존재하고 있다. 몇 년 전 자동차정비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현재는 좁은 시장에 너무 많은 업체가 존재하는 상황이 되었다. 적정업체수는 약 1만8,000개에서 2만개 사이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다시 허가제로 돌리기 보다는 시장논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생존경쟁에 의해 도태될 업체는 도태되고 강화될 업체는 더욱 큰 경쟁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 매정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최상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정비업체는 도리어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업체는 머지않아 무서운 경쟁력을 가지고 수면 위로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이전의 영세적인 업체는 더 이상 수익모델의 악화로 견디기가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국내 정비업의 문제점

과다한 정비업체수와 함께 최근 자동차 기술수준 상승은 더욱 정비업분야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내수촉진을 위해 구입시에 할부는 물론 각종 서비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보증기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한 개 차종에 한시적으로 진행되었던 10년, 150,000km 보증도 다른 차종으로 확대될 것이 확실시 된다.
더욱이 요즘 차종은 예전과는 달리 내구성이 좋아서 고장빈도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정비업의 주된 수입원이 엔진오일 교환이라고 할 정도니 얼마만큼 어려운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이것도 자동차 메이커에서 무료 교환하는 경우가 발생, 걱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분정비업체를 제외한 약 4,000개의 종합정비업체 등은 50% 이상의 수익을 보험정비수가에 의존할 만큼 다양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시행되어 온 법정 보험정비수가 공표제도를 폐지할 움직임에 대해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첨예화된 대립은 타협보다 대결을 앞세우는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한 걸음 물러서서 서로 양보하는 공생의 길을 찾았으면 한다.

이제는 규모의 경제도 중요시 되고 있다. 한 곳에 큰 업체가 있기 보다는 작은 업체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전국적인 규모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사이에 낀 영세업체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네트워크의 최종 정착지인 일선에서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운영을 하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일선에서의 문제점을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는 능력이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기존의 영세업체가 사는 방법은 특화시키는 방법뿐이 없다. 다른 업체에 없는 특화산업, 남들 보다 반걸음 앞선 산업,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독특한 산업 등이 요구된다. 이러한 산업의 도입은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할 수밖에 없다.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인 TBA(타이어, 배터리, 액세서리)는 소규모이면서 특화된 대표적 업종이다. 우리에게 맞는 업종을 찾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기본 정비사업을 주축으로 부분도장, 부분판금, 튜닝, 광택, 세차, 용품 등 다양한 시도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조건이 된다면 외제차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정비업도 특화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튜닝분야의 경우 아직까지는 제도적 제한이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대표적 수익모델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얼마전 튜닝 전문업체들이 많이 등장했으나 수익 가능성이 축소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도태되어 현재는 소수의 업체들만 남게 되었다. 따라서 튜닝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등장하기 보다는 정비업을 기반으로 튜닝을 가미하면서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자동차와 상이한 테마를 제시해 다양성만 추구한다면 도리어 특화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업체의 전문성을 흐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부 정비업체에서 과다정비를 하다보니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주 부정적이다. 부품을 교환하다보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우리가 만들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서서히 다시 시작해 소비자들의 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최선을 다한다면 다시 우리의 고객으로 돌아올 것이다.

정비분야에 대한 방송신문매체의 부정적 보도도 한 몫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정비인 사이에 불신을 만들고 심지어 예비 정비인들의 진출을 가로막는 역할도 한다.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의 투명한 노력은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건전한 정비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여러 분야, 다양한 계층에서 함께 노력해야 가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장의 정비업을 운영하는 정비인들의 소비자를 대하는 자세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의 정비에 대한 인식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관련 정부 부처에서는 관련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신속히 인식하고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도록 최대한의 여건이 조성되도록 개선돼야 한다.

자동차공업협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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