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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VOL.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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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셰어링 현주소와 전망
국내 카셰어링
현주소와 전망

이달 24일 국토교통부는 세종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종시를 카셰어링 시범도시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2020년이 되면 세종시 어디서든 5분 이내에 카셰어링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달 전 서울시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공공 카셰어링 서비스인 ‘나눔카’ 이용지점을 현재 1262곳에서 2400곳으로 늘려 어디서나 5분 안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교통 문제 해결과 편리한 사용으로 인기 높아져

이처럼 많은 지자체들이 카셰어링 서비스의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카셰어링(Car Sharing)이란 여러 지점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승용차를 빌려 사용하는 일종의 공유경제 서비스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구입하고 있지만 출퇴근 혹은 잠깐 이동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늘어나는 차량은 도심 지역의 정체, 주차난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곤 한다.

서울시만 해도 지난해 기준으로 256만 대의 차량이 등록돼 있다. 시민 4명당 1대 꼴로 승용차를 보유한 셈이다. 카셰어링이 보험료나 차량 유지비 등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전체적인 도시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다.

물론 이런 이유뿐만 아니라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이 카셰어링의 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기존의 렌터카를 빌리기 위해서는 지정된 영업소를 방문해야 하지만 카셰어링은 업체들이 구축해놓은 차고지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바로 차량을 대여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차고지에서 사용 가능한 차종과 시간을 고르고 결제만 하면 될 정로 간편하다. 별도의 키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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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카셰어링 규모

2000년 ‘집카(Zipcar)’의 탄생을 시작으로 카셰어링 산업이 태동했다. 2008년 다임러가 ‘Car2Go’를, 2011년엔 BMW가 ‘Drive Now’ 론칭하는 등 완성차 브랜드들은 속속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1월엔 GM도 자체 카셰어링 서비스인 ‘메이븐(Maven)’을 론칭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렇게 너도나도 카셰어링 시장에 뛰어든 것은 그 성장성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2009년 3000억 원대였던 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올해 3조 9000억 원대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카셰어링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2년 40억 원 수준이던 그 규모는 지난해에 9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카셰어링 서비스업체라고 하면 ‘그린카’와 ‘쏘카’를 꼽을 수 있다. 두 양대 사업자의 회원수, 차량대수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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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롯데렌탈의 자회사인 ‘그린카’는 당시 회원수 1만 3000명, 차량대수 110대, 차고지 50개소만을 보유한 업체였다. 하지만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회원수는 140만 명, 차량대수는 3300대, 차고지는 1950곳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2012년 65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4년 140억 원, 지난해 22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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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사업을 시작한 쏘카도 마찬가지. 2012년 기준으로 회원수는 3000명에, 차량대수와 차고지가 각각 100대, 50개소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회원수 170만 명, 차량 대수 4400대, 차고지 2100개소를 보유한 업체로 성장했다. 2012년 3억원이던 매출은 2014년 147억 원으로 그린카를 넘었으며, 지난해엔 약 448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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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자회사인 에버온이 운영하는 ‘씨티카’도 서울시 나눔카 사업에 참여중인 기업이다. 씨티카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린카, 쏘카와 달리 전기자동차만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기아자동차 레이EV, 르노삼성자동차 SM3 Z.E 모델 등을 보유해 운영중이다. 매연 문제와 탄소배출 억제를 위해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 정부나 지자체의 입장으로서는 환영할만한 사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아 운영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현재는 서울지역에 한정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그럼에도 2013년 5월 출범당시 27개이던 차고지가 현재 150개소로 늘어날 정도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데이트, 외근 등의 목적으로 많이 이용해

그럼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카셰어링을 이용할까? 지난해 12월 그린카가 서울을 비롯한 5대광역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5%가 ‘단시간 이용이 가능해서’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아직 차를 구매할 생각이 없어서’(21%), ‘자차 소유보다 경제적 부담이 적어서’(18%), ‘차를 보유하고 있으나 추가 차량이 필요해서’(13%)가 뒤를 이었다. 편의성이 이용 목적의 주된 이유로 꼽힌 것이다.

카셰어링을 사용하는 목적을 살펴보면 응답자의 31%가 ‘연인과의 데이트’를 꼽았다. 22%는 ‘친구들과 여가’라고 응답했다. 이는 젊은이의 카셰어링 사용이 비교적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그린카를 이용한 고객의 연령별 비율을 보면 20대와 30대가 각각 55%, 28%로 나타났다. 40대(12%), 50대(5%), 60대 이상(1%)에 비해 젊은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이는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차량 소유가 쉽지 않기에 사용이 빈번하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카셰어링 서비스가 이뤄지다보니 젊은층의 사용이 보다 많다고도 볼 수 있다. 카셰어링으로 비교적 쉽게 차량 이용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층의 여가활동 트렌드도 점점 바뀌어 나가는 모양새다.

‘외근 등의 업무’, ‘출퇴근’으로 카셰어링을 사용한다는 응답도 각각 26%, 11%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전국 KTX기차역 인근에 카셰어링 차고지가 많이 구축되면서 기차와 카셰어링을 이용해 출장을 다녀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닿기 어려운 예비군 훈련장 등지에서도 카셰어링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린카와 쏘카는 외근, 장거리 출장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법인형 카셰어링’ 상품을 운영중이기도 하다.

편도 반납,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

카셰어링 산업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그 중 하나를 꼽는다면 ‘어려운 편도 반납’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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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 서비스를 2년째 이용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지연 씨(27•여)는 “의정부에서 거주지인 인천으로 편도 이용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예 반납 불가라고 떠서 포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2월 ‘나눔카’의 2기 사업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편도서비스를 확대해 대여한 지점에 다시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불편함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현재 카셰어링 서비스는 왕복을 기본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릉이’ 같은 자전거 셰어링 서비스의 경우라면 편도 반납이 비교적 쉽지만 차량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운반이 쉽지 않고,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만약 출근시간 때 편도 반납을 쉽게 허용하게 되면 한양도성, 강남 등지로 차량이 몰리게 돼 오히려 원활한 반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카셰어링 서비스 ‘유카’는 교통취약지역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강원 예미역에서 정선까지 편도서비스를 운영했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업체가 차를 원래 지점으로 다시 갖다 둬야 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그린카, 쏘카 등을 통해 편도 반납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꽤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차고지에서 현대자동차 ‘i30 디젤’을 빌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까지 30분을 이용한다면, 대여요금은 3990원(그린카 기준)이지만 편도 요금 4000원이 붙는다. 그린카가 운영중인 어디에서든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 ‘프리존 편도 반납’을 이용하면 편도 요금이 1만 5000원으로 더 오른다.

물론 차량 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으로 편도 이동시 할인을 해주거나 아예 무료로 이용케 하는 서비스도 있다. 일종의 가격 차별화 전략이다. 하지만 개인 스케줄에 맞춰 이용하려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린카 관계자는 “차량은 차고지 한 곳에 소속돼 관리되는데, 원 차고지가 아닌 곳에 반납하면 누군가 차량을 다시 갖다놔야 해서 비용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셰어링의 문제, 해답은 공유경제에 있어

이에 해답으로 또 다른 공유경제가 언급되는 것은 재밌는 부분이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교수는 “카셰어링과 대리운전을 매칭해 편도 반납의 문제를 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교수는 “카카오가 곧 선보일 대리운전 서비스(카카오 드라이버)는 곧 운전자 셰어링(공유)를 뜻하는데, 이들이 편도반납으로 몰려있는 차량을 이용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운반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부적인 서비스모델은 정교하게 다듬어야겠지만, 대리운전이라는 독특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을 필요한 곳으로 옮겨 수요를 이끌어내겠다는 발상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씨티카를 운영하는 에버온의 박연정 대표는 “프랑스 파리의 전기차 셰어링 업체 오토리브(Autolib)는 편도 반납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여기서도 차량을 옮기는 인력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편도 반납을 위한 부가서비스나 사업모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공유경제에서 나온 문제를 또 다른 공유와 결합, 융합해 풀어나갈 수도 있는 셈이다. 카셰어링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시장이 또 어떠한 산업적 변화를 이끌어내며 성장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박은서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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