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2017 / VOL. 342

2017 / VOL. 342

서브 메뉴 열림/닫힘

TREND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의 최신 경향

우리는 보통 자동차의 최신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모터쇼장을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터쇼가 아닌 다른 전시회에서도 자동차 분야의 최신 경향을 확인하게 되었다. 바로, 우리나라의 한국전자전에 해당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Consumer Electric Show)이다.

CES는 이미 수년째 모터쇼를 방불케 할 정도로 자동차업체의 기술경연장으로 발전되어 이를 통해 최신 경향과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2016년에는 CES에서 GM이 기조연설에서 Bolt를 소개하며 전기차에 관한 관심이 증폭된 데 이어, 2017년에는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과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자율주행기술 중심의 자동차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CES를 통해 선보인 자동차 미래에 관한 키워드를 3가지로 요약해보면 자율주행, 공유경제, HMI(Human Machine Interaction)로 볼 수 있는데, 이 세 가지가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의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디자인 변화에 대한 단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자율주행

잘 아시다시피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에서는 자율주행기술 수준에 따라 레벨 0~5로 구분하고 있으며, 사람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단계를 레벨5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국 NHTSA는 레벨 0~4로 구분하고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5에 이르기 전까지는 스티어링 휠과 가 ∙ 감속 페달이 법규상 필수 장치로 강제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구글의 스핀오프 기업인 웨이모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류가 없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표방하여 실제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CES 등에서 선보인 컨셉 모델들을 살펴보면 자율주행을 전제로 하지만 스티어링 휠 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절충안들을 볼 수 있다. 폭스바겐 Buzz ID 컨셉은 대시보드에 수납 가능한 스티어링 휠을 선보였고, 가속페달에는 플레이 버튼 아이콘을, 브레이크에는 정지 아이콘을 적용하여 기존 자동차와 차별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Buzz ID는 1960년대 레저와 히피 문화의 상징이었던 폭스바겐 T1을 모티브로 한 것임을 그 외형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그 인테리어 구성이 과거와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만 하다.

자율 주행이 실현되면 이동 중 생산적 업무를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보이며, BMW의 i Inside Future 컨셉에서는 인테리어에 서재 공간, 크게 기울어진 시트를 배치해 편안한 휴식공간을 강조했다.

02

프리미엄 사용자 경험 개발을 목표로 한 인테리어 중심의 개념 모델로서 완전한 자동차의 구성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최근 디자이너들의 관심사와 그들이 지향하는 바를 잘 살펴볼 수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운전자 중심의 구성과 컨트롤 배치에서 탈피하여 각각의 시트가 최상의 조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용자 경험을 ‘Me Time’ 과 ‘We Time’으로 나누어 ‘Me Time’을 위해 자동차 안에서 개별적으로 분리된 공간과 콘텐츠 활용을 구현했고, ‘We Time’을 위해 자동차 내 사용자 간 인터렉션과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능을 디자인했다.

공유 경제

현재 도로상 승용차의 평균 탑승자 수는 두 명을 넘지 않으며, 자율주행기술 보급으로 운전자도 사실상 불필요해지면 평균 1, 2인 탑승이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자동차 소유자의 자차 사용 점유율이 5~10% 정도 그친다고 하니 현재의 소유를 통한 자동차의 활용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자율주행기술의 확산과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 단거리 주행 구간을 위한 1~2인승 로봇 택시와 합승에 적합한 6~8인승 형태의 로봇 셔틀이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롤랜드버거 컨설팅에서는 로봇 셔틀‧로봇 택시 형태의 자율주행 공유경제 차량이 2030년 전체 모빌리티 수요의 27%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유경제 확산에 따라 개인 소유 목적 차량의 비중은 점차 줄고,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공용차량이 늘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는데, 자율주행기술의 완성 여부에 따라 1~2인승 로봇 택시, 미니 셔틀버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 완성차 업계가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동차산업의 주역이 되어 자동차 소재 및 부품기업의 새로운 고객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서비스 업체는 지역 특성에 맞추어 한정된 수량의 맞춤형 생산방식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으며, 자동차에 개인 성향 반영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만을 위한 것이 아닌 거주 공간으로서 변화됨에 따라 회전식 좌석, 회의 테이블, 접이식 침대 등 새로운 인테리어 아이템 및 내장 소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IDEO가 제안했던 WorkOnWheels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03

말 그대로 바퀴가 달린 움직이는 사무실로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협업할 일이 있다면 도심의 사무실이 아닌 어디든 적절한 장소에 사람이 모이면 된다. 회의 참석자가 회의 장소로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피스가 회의 참석자를 찾아다니며, 여러 대를 잇대어 붙이면 공간 확장도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이다. 사람들이 카페 등에서 모임을 하거나 회의를 진행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러한 차량을 개인이 구매하기보다는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숍 브랜드에서 회의용으로 또는 호텔 체인 등에서 호텔 라운지를 대신할 수 있는 셔틀 등으로 운영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HMI

자동차의 Human Machine Interaction의 중심에는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으며,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적용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이 크게 바뀌리라 판단된다. 이미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확대로 빠르게 발전 중인데, 교통안전 정보, 도로주행 정보 제공 역할 외에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고, 기존 센터 콘솔의 디스플레이 외에도 전면 윈드실드와 사이드 창, 도어 안쪽 등 모든 부분에 디스플레이 적용이 가능하리라 예측된다.

04

05

토요타는 코펜하겐 인터렉션 디자인 학교와 협업으로 ‘Window to the world’란 사이드 창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윈도우 투 더 월드는 향후 도요타 차량에 적용될 디스플레이 인터랙션 디자인으로 사용자 시나리오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AR(Augmented Reality)를 적용하여 창밖 사물과의 거리, 창밖 사물을 확대해 볼 수 있고, 앞 좌석 탑승자와 인터랙션하기도 하고, 사물을 파악해 음성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율주행 시 이동시간 활용을 위해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어 대면적 디스플레이가 다수 배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정보 표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토요타의 사례에서처럼 다양한 컨트롤 기능과 접목되어 폭 넓은 콘텐츠 활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많은 자동차 회사들에서 UX, UI 디자인 파트를 신설하거나 보강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차량 내부에서 디자인해야 할 대상 또한 디스플레이 확대에 따른 디스플레이 구성 공간 확보와 이와 연관된 PUI(Physical User Interface), GUI(Graphic User Interface)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전이되면서 디스플레이가 제품의 거의 모든 부분을 차지했듯이, 자동차 인테리어 또한 피할 수 없이 비슷한 길을 밟아나가지 않을까 싶다.

향후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은 앞서 설명한 자율주행, 공유경제, HMI(Human Machine Interaction)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자인 변화를 지켜본다면 우리 시야의 폭을 더욱 넓혀주리라 생각된다.

김진성
세종대학교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 교수
TREND01
TREND01
외관 램프 디자인

외관에서 브랜드를 더욱 강조하는 램프 디자인

TREND02
TREND02
인테리어 디자인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의 최신 경향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