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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VOL.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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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자동차에 부는 커넥티드 바람

1980년대 처음 등장한 PC는 고립된 스탠드얼론 디바이스였다. 당시의 CPU속도와 통신망으로는 PC 간 연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점차 CPU 속도가 빨라지고, 고속통신망이 보급되면서 PC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기 시작하였고 모바일과 스마트 개념으로 진화했다. 이제는 PC를 포함한 모든 정보기기가 커넥트를 전제로 한다.

커넥트가 촉발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 개념은 미디어를 기점으로 도소매, 물류, 금융업 등 전반적으로 파급되면서 기존산업의 지형을 변화시켰고 지금은 자동차, 관광, 대중교통이 격변의 중심에 있다.

실생활에서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기반은 5G, 5세대 통신망이다. 우리나라에서 2019년부터 보급이 예상되는 5G는 4G인 LTE 대비 다운로드 속도가 70배 이상, 응답속도는 수십 배 빠르다. 이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가 5cm도 이동하기 전에 명령 송수신이 완료되는 수준으로 양산된 자율주행차를 일반도로에서 안전하게 운행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정보기술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스탠드얼론 디바이스의 범위에 머물렀던 자동차는 5G 보급을 기폭제로 커넥트 디바이스로 재탄생될 것이다.

지금까지 뉴스로 접하던 시험용 자율주행차가 10여 년 후에는 양산되어 일반도로를 달리고 차량 내부는 휴식-여가 공간으로 변모하며, 이동수단 상호 간 스마트 연계로 설계된 최적 경로로 이동한다. 나아가 자율주행차량은 확대되는 차량공유서비스와 결합하여 2030년대 이후의 모빌리티 환경은 ‘공유된 자율주행’이 중심이 될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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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구입해서 개인이 운전하는 사용방식이 미래에는 공유서비스에 가입해서 자율주행차를 필요한 시간만큼 사용하는 방식 위주로 변화한다. 현재 일상적 활동인 차량 운전은 미래에는 특별한 취미와 레저로 변화한다. 이는 과거 일상적 활동이었던 말타기가 자동차가 출현한 이후에는 승마라는 취미로 변화한 것과 동일한 경로이다.

100여 년의 자동차산업 역사상 최대의 격변이 본격화되는 현시점에서 관련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개념, 도로 인프라, 소비자 경험에 이르는 기존 사업의 전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하고 사업모델을 혁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1) 차량의 개발

자동차의 개발과 제조는 앞으로도 핵심 가치의 원천이 될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의 복잡성도 증폭될 수밖에 없다. 실용적인 소형 자율주행차량, 공유서비스용 표준화 차량, 고도로 맞춤화된 개인소유 차량 등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이 기차, 버스, 트럭, 오토바이 등 다른 수송수단으로도 확산되면서 개발자들과 제조업체들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포드, GM, 로컬 모터스(Local Motors) 등이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해 맞춤형 차량 엔지니어링 및 제조를 지원하며 대응하고 있다. 중장비 업계에서는 2025년경이면 5G 환경의 중앙통제센터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공사장에 있는 수백 대의 무인 포클레인과 무인 불도저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 차량 내부(In-vehicle) 경험의 개선

미래 소비자에게 차량 내부(In-vehicle) 경험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현재 미국의 운전자들은 매일 일상적 이동에서 대략 약 1억 6천만 시간, 1인당 매일 46분을 차량 내부에서 보낸다. 이는 미래의 모빌리티 환경에서 콘텐츠, 쇼핑, 게임을 판매하여 차량탑승 시간의 성격을 바꾸는 사업기회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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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영상, 교육,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휴식, 오락, 업무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 내 경험이 창출하는 시장기회가 열리고 있다. 일례로 영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중 약 20%가 통근하는 자동차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또한 볼보(Volvo)는 2016년 1월 넷플릭스(Netflix)와 제휴를 통해 향후 차량 내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저렴하게 영상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3) 이동수단간 연계성 제고(Multimodal)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위하여 이동수단 상호 간 연계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미래의 소비자들이 복합(Multimodal) 운송수단을 활용한 전체경로 최적화를 원하게 되면서 대중교통, 일반도로, 고속도로, 교외철도, 공공 주차장 등 이동 관련 인프라의 상호연결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예컨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최적 경로를 스마트 앱을 통해 설계하여 도보와 자전거, 공유서비스차량, 철도와 시외버스, 자가운전 등을 당일 일정에 따른 다양한 조합으로 이용하고 사용 비용 결제도 한 번에 묶어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4) 모빌리티 관리

오늘날 승차공유서비스 기업들은 네트워크 조정자로서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과 제공자들을 연결하고, 지급결제서비스, 신용카드, 대부업체와 연계하여 소비자 가치를 창출한다.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미래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의 고객을 현재의 차량 구매자에서 이동수단 이용자로 재정의하고 서비스 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GM은 승차공유서비스 회사 리프트(Lyft)에 5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차량공유 플랫폼 메이븐(Maven)을 인수했다. 포드는 차량제어, 차량공유, 주차예약, 차량내 엔터테인먼트, 고객지원 담당자와의 실시간 채팅까지 포괄하는 원스탑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인 포드패스(FordPass)를 출시했다. 다임러(Daimler)는 이동경로 설계, 예약, 다양한 교통수단의 통합결제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무벨(Moovel)을 북미 지역으로 확대하였다.

1885년 칼 벤츠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면서 시작된 자동차산업은 1903년 헨리 포드의컨베이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양산제품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구동장치, 소재, 디자인 등 각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하는 스탠드얼론 이동수단의 본질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1980년대의 스탠드얼론 PC에 비유할 수 있는 현재의 자동차는 앞으로 커넥티드 & 스마트 디바이스로 급격히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인터넷 접속기능이 없는 PC가 골동품이 되었듯이 미래에는 커넥트되지 않은 자동차는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모빌리티 생태계의 변화는 자동차 관련 산업은 물론 온라인 쇼핑, 오락, 교육 등 여타 관련 산업에 쓰나미급의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디지털 격변이라는 위협과 기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 산업별 디지털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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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TREN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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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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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바람

자동차에 부는 커넥티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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