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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VOL.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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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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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자동차와 건축, 그리고 스마트 시티

자동차와 건축에 관한 주제로 원고를 부탁받고서, 바로 생각난 건축물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구겐하임 빌바오’ 였다(이곳은 내가 13년간 몸담고 일했던 곳이기도 하다). 아마 일반인들도 모두 한 번쯤은 보았을 이 건축물을 언급한 이유는, 자동차와 건축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인간 삶의 밀접한 도구 및 수단으로서 많은 공통점이 있었던 두 객체를, ‘빌바오’라는 1970년대 당시 우주비행선 설계에나 사용되어오던 ‘카티아’ 3차원 소프트웨어를 세계 최초로 비정형 디지털 설계, 제작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건축물들의 90% 이상을 자동차, 비행기산업에서 가져온 것처럼 건축 산업에서도 초기 디자인부터 생산과정의 전부를 디지털설계로 관리해오게끔 한 최초의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글이지만, ‘빌바오’ 이전과 이후의 자동차와 건축의 상관관계를 이해해보고 스마트 시대를 이끌 두 산업의 유기적 개발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자동차와 건축에 관한 주제로 원고를 부탁받고서, 바로 생각난 건축물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구겐하임 빌바오’ 였다(이곳은 내가 13년간 몸담고 일했던 곳이기도 하다). 아마 일반인들도 모두 한 번쯤은 보았을 이 건축물을 언급한 이유는, 자동차와 건축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인간 삶의 밀접한 도구 및 수단으로서 많은 공통점이 있었던 두 객체를, ‘빌바오’라는 1970년대 당시 우주비행선 설계에나 사용되어오던 ‘카티아’ 3차원 소프트웨어를 세계 최초로 비정형 디지털 설계, 제작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건축물들의 90% 이상을 자동차, 비행기산업에서 가져온 것처럼 건축 산업에서도 초기 디자인부터 생산과정의 전부를 디지털설계로 관리해오게끔 한 최초의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글이지만, ‘빌바오’ 이전과 이후의 자동차와 건축의 상관관계를 이해해보고 스마트 시대를 이끌 두 산업의 유기적 개발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1. 프랭크 게리의 빌바오(1990) 이전의 자동차와 건축

1-1. 삶의 동반자로서 건축과 자동차
20세기 초 산업혁명과 함께 차와 비행기, 요트 등 ‘탈 것’에 인간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열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자동차가 인간에게 새로운 이동 공간을 제공해주는 혁신을 가져온 반면, 건축물은 움직이지 못하고 중력에 짓눌려 정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인간 태초의 역할 외엔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자동차는 건축물의 군집으로 이루어진 도시에 주차 문제, 교통 문제, 도시 문제, 환경 문제를 야기하며, 직간접적으로 자동차와 건축물은 인간의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의 가장 밀접한 공간이동, 공간창조의 역할을 해왔다. 인간이 기타 다른 도구들을 ‘머신’(Machine) 즉 ‘기계’라고 부르는 반면, 그때까지도 수동적인 역할을 해오던 건축들도 인간에게 단순한 구조물은 아니었고 자동차도 그냥 기계는 아니었다. 자동차와 건축은 인간 삶의 동반자로서 소중하고도 특별한 관계였다.

1-1. 삶의 동반자로서 건축과 자동차
20세기 초 산업혁명과 함께 차와 비행기, 요트 등 ‘탈 것’에 인간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열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자동차가 인간에게 새로운 이동 공간을 제공해주는 혁신을 가져온 반면, 건축물은 움직이지 못하고 중력에 짓눌려 정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인간 태초의 역할 외엔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자동차는 건축물의 군집으로 이루어진 도시에 주차 문제, 교통 문제, 도시 문제, 환경 문제를 야기하며, 직간접적으로 자동차와 건축물은 인간의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의 가장 밀접한 공간이동, 공간창조의 역할을 해왔다. 인간이 기타 다른 도구들을 ‘머신’(Machine) 즉 ‘기계’라고 부르는 반면, 그때까지도 수동적인 역할을 해오던 건축들도 인간에게 단순한 구조물은 아니었고 자동차도 그냥 기계는 아니었다. 자동차와 건축은 인간 삶의 동반자로서 소중하고도 특별한 관계였다.

1-2. 자동차와 도시의 성장
자동차에 대한 개인들의 소유욕은 자기만의 주택을 가지고 싶은 마음 이상으로 강했다. 자동차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건축물의 군집인 도시는 이와 더불어 새롭게 발생하는 요구사항들을 수용해야만 했다. 구불구불한 ‘비포장 길’에서 곧고 좁은 ‘인간의 길’로 바뀐 도시는, 이제 다시 자동차에게 넓고 넓은 ‘바둑판의 길’을 나눠주어야 했다. 심지어 자동차는 자신이 움직이지 않을 동안 머무를 수 있는 공간까지 건축물에게 요구했다. 그리고 그만큼 도시는 확장되거나 혹은 건축과 길의 면적이 재분배되었다. 이와 같이 자동차는 슬그머니 사람의 삶속으로 파고들더니 어느덧 건축에게 큰 변화를 강요했다. 건축은 변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를 생각하지 않은 건축은 없었다. 사람보다는 자동차를 위한 건축이 만들어졌다. 길의 가운데 자리는 자동차에게 내어주고 사람은 가장자리로 내몰았다. 심지어 가운데는 차가 다니고 가장자리는 주차를 해야 하니까 어정쩡한 위치로 사람들이 다니는 경우도 생겨났다. 이렇게 건축은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보다는 자동차에게 더 후한 모습을 보였다.

1-2. 자동차와 도시의 성장
자동차에 대한 개인들의 소유욕은 자기만의 주택을 가지고 싶은 마음 이상으로 강했다. 자동차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건축물의 군집인 도시는 이와 더불어 새롭게 발생하는 요구사항들을 수용해야만 했다. 구불구불한 ‘비포장 길’에서 곧고 좁은 ‘인간의 길’로 바뀐 도시는, 이제 다시 자동차에게 넓고 넓은 ‘바둑판의 길’을 나눠주어야 했다. 심지어 자동차는 자신이 움직이지 않을 동안 머무를 수 있는 공간까지 건축물에게 요구했다. 그리고 그만큼 도시는 확장되거나 혹은 건축과 길의 면적이 재분배되었다.

이와 같이 자동차는 슬그머니 사람의 삶속으로 파고들더니 어느덧 건축에게 큰 변화를 강요했다. 건축은 변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를 생각하지 않은 건축은 없었다. 사람보다는 자동차를 위한 건축이 만들어졌다. 길의 가운데 자리는 자동차에게 내어주고 사람은 가장자리로 내몰았다. 심지어 가운데는 차가 다니고 가장자리는 주차를 해야 하니까 어정쩡한 위치로 사람들이 다니는 경우도 생겨났다. 이렇게 건축은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보다는 자동차에게 더 후한 모습을 보였다.

2. 프랭크 게리의 빌바오(1990) 이전의 자동차와 건축

2-1.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디지털 건축의 시작
9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디자인계는 다른 방향에서 컴퓨터의 효용성을 주목하게 된다. 일찍이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또한 전통적인 2차원 평면이나 단면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기보다는 모형을 제작하고 그것을 다시 3차원으로 스캔해 컴퓨터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시공도로 생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우주선이나 자동차 디자인에 사용되는 새로운 작업 시스템 카티아(CATIA)를 건축 설계에 적용했고 그 결과 건축 과정을 매우 정확하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멋진 조각 모양의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시스템 덕분이었다.

2-1.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디지털 건축의 시작
9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디자인계는 다른 방향에서 컴퓨터의 효용성을 주목하게 된다. 일찍이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또한 전통적인 2차원 평면이나 단면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기보다는 모형을 제작하고 그것을 다시 3차원으로 스캔해 컴퓨터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시공도로 생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우주선이나 자동차 디자인에 사용되는 새로운 작업 시스템 카티아(CATIA)를 건축 설계에 적용했고 그 결과 건축 과정을 매우 정확하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멋진 조각 모양의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시스템 덕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게리의 작품을 볼 수는 없지만 그의 DNA가 녹아 있는 건축물은 있다. 바로 최근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독특한 건물 설계를 구현시킨 것이 게리 테크놀로지의 카티아 시스템이다. DDP 역시 3차원 프로젝트로, 거대 비정형 건축물 외관 곡면의 패널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게 만들어졌다. 필자도 지난 13년간 미국과 영국에서, 6년간 한국에서의 디지털 비정형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상북도도청 이전 신도시 홍보관’을 설계하였는데, 그 디지털 설계도면에서 자동차, 항공기 설계도면 등과의 유사성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90년대 초의 혁신적 컴퓨터 기술이 건축과 접목하여, 산업 전반적으로 많은 프로세스에 걸쳐 자동차산업처럼 디지털 자동화되어 다음 스마트 시대로의 변환을 꾀할 준비를 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게리의 작품을 볼 수는 없지만 그의 DNA가 녹아 있는 건축물은 있다. 바로 최근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독특한 건물 설계를 구현시킨 것이 게리 테크놀로지의 카티아 시스템이다. DDP 역시 3차원 프로젝트로, 거대 비정형 건축물 외관 곡면의 패널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게 만들어졌다.

필자도 지난 13년간 미국과 영국에서, 6년간 한국에서의 디지털 비정형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상북도도청 이전 신도시 홍보관’을 설계하였는데, 그 디지털 설계도면에서 자동차, 항공기 설계도면 등과의 유사성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90년대 초의 혁신적 컴퓨터 기술이 건축과 접목하여, 산업 전반적으로 많은 프로세스에 걸쳐 자동차산업처럼 디지털 자동화되어 다음 스마트 시대로의 변환을 꾀할 준비를 하게 된 것이다.

3. 미래의 스마트 건축과 스마트 자동차, 그리고 스마트 시티

현재 우리 도시의 아파트들은 사람보다는 차를 위한 공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람은 층층이 쌓은 상자에 살게 하고 넓은 땅은 자동차를 위해 내주었니 말이다. 조경이니 놀이터니 하는 사람을 위한 시설은 자동차를 위한 공간을 넘볼 수 없다.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나 나머지 잉여공간을 이용해야 한다.

이제 우리시대에 이러한 자동차와 건축의 불편한 관계를 해결하고 친환경적, 에너지적으로 최적화되고 자동차, 스마트폰, 주방기구, 모든 컨트롤 시스템들을 인간친화적으로 연결해 줄 스마트 도시를 이룩할 때다. 그 배경엔 스마트건축, 스마트자동차, 스마트전화기, 등등... 모든 산업분야의 유기적 스마트화가 필요할 때라고 본다.

자동차 스스로가 판단하고 주행하는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8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미시간주 등에서 자율 주행차 시범운행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건축에서도 일반 시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자동 제어되는 스마트 건축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스마트산업을 하나로 이어줄 스마트 시티개발은 지역의 커뮤니티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교통, 전기와 같은 도시의 기본시스템들이 엔지니어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기술과 시스템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어서 앞으로 엔지니어들이 더욱 스마트 도시환경의 구축을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다. 건축가들은 도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므로, 그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 시티를 운용하기 위한 모든 시스템들의 ‘Real time data’를 어떻게 건축가들이 수집해야 하며, 건축디자인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버츄얼 리얼리티(VR)도 건축영역에서 디자인해야 한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Free Wifi’가 지원되는 공공공간의 역할이 미래 도시에서 중요할 수 있다. 다가올 미래의 스마티 시티에서 자동차와 건축의 관계는 더 이상 불편한 관계가 아닌,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자동차 건축’이라는 한 단어로 공존할 것이다.

자동차 스스로가 판단하고 주행하는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8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미시간주 등에서 자율 주행차 시범운행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건축에서도 일반 시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자동 제어되는 스마트 건축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스마트산업을 하나로 이어줄 스마트 시티개발은 지역의 커뮤니티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교통, 전기와 같은 도시의 기본시스템들이 엔지니어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기술과 시스템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어서 앞으로 엔지니어들이 더욱 스마트 도시환경의 구축을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다. 건축가들은 도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므로, 그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 시티를 운용하기 위한 모든 시스템들의 ‘Real time data’를 어떻게 건축가들이 수집해야 하며, 건축디자인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버츄얼 리얼리티(VR)도 건축영역에서 디자인해야 한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Free Wifi’가 지원되는 공공공간의 역할이 미래 도시에서 중요할 수 있다. 다가올 미래의 스마티 시티에서 자동차와 건축의 관계는 더 이상 불편한 관계가 아닌,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자동차 건축’이라는 한 단어로 공존할 것이다.

박기우
AIA, RIBA(미국,영국건축사), 원광대학교 건축학과 조교수/(서울오피스) 건축사사무소 인포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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