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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VOL.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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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세계 자동차부품산업의 현재와 미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기술이 등장하면서 자동차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테슬라(Tesla)와 같은 신생 기업이 기존 자동차업체들을 제치고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가고, 구글(Google)과 같은 IT 기업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산업도 마찬가지로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텔(Intel), NVIDIA 등 IT 업체들은 새롭게 자동차 부품 시장에 뛰어들어 관련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산업의 빠른 변화는 기존 기업에는 생존의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준비된 기업에는 분명히 기회가 될 것이다.

자동차 부품산업은 안전성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고, 부품 공급 구조의 특성상 부품업체들과 완성차업체들이 개발부터 양산까지 같이 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검증이 안된 신규 업체의 진입이 매우 어려운 보수적인 사업 구조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1차 부품업체와 2차 부품업체 간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고, 실제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완성차업체 중심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부품산업 구조는 자동차 시장의 발전과 궤를 맞춰 긴 시간 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기술은 기존 자동차 부품산업 구조를 변화시킬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에서는 엔진으로 대표되었던 자동차 동력 기관이 배터리로 대체되는 등 엔진을 비롯해 변속기, 흡배기 장치 등 주요 내연기관 부품들은 전기차에서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부품들이다. 이렇게 전체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의 25%는 전기차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품업체들의 관련 사업 비중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율주행 기술 적용으로 자율주행을 위한 소프트웨어 및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IT나 반도체 회사와 같은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과는 다른 기술 역량을 가진 업체들이 자동차 부품산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의 관계가 완성차 중심의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부품 공급 구조에서 일부 대형 부품업체 및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부품업체들이 주도하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구조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따른 자동차부품 공급 구조 변화

01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이 자율주행차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에 있어 선도적인 기업인 구글을 포함해 많은 IT 기업들 및 신규 스타트업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IT 관련 기업들이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목적은 자율주행을 위한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인데, 플랫폼 확보를 통해 자율주행 부품 및 관련 모빌리티(Mobility)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기존 반도체 기술 기반에 자율주행을 위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 비전(Vision) 기술을 보유한 모빌아이(Mobileye)를 인수했으며, 덧붙여 자율주행을 위해 클라우드(Cloud) 및 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완성차 제조를 제외한 자율주행의 모든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Intel의 자율주행 기술 플랫폼 전략

02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미래 자동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관련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ZF는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부품 중심에서 안전(Safety)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TRW를 인수했으며, 보그워너(BorgWarner)도 차량용 구동 모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레미(Remy)를 인수,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장에 진출하였다. 콘티넨탈(Continental)은 2007년부터 지멘스(Siemens) VDO를 시작으로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1) 및 ADAS 관련 업체들을 꾸준히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 관련 기술을 확보하였다.

수동적 안전(Passive Safety)업체였던 오토리브(Autoliv)는 카메라 및 레이더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ADAS 기술을 확보하였다. 최근 델파이(Delphi)는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주요 사업 영역이었던 파워트레인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체들은 자동차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 및 부품 개발은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가 필요해 단시간에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구글의 자율주행 사업 회사인 웨이모(Waymo)는 FCA와의 자율주행 시험 운행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업체들의 움직임이 돋보이는데, 모빌아이 인수로 단숨에 ADAS 관련 주요 기업으로 떠오른 인텔은 BMW, FCA와 같은 완성차업체는 물론 델파이, 콘티넨탈과 같은 대형 부품업체들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NVIDIA도 아우디, 보쉬 등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퀄컴(Qualcomm) 역시 NXP 인수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 시장에 진출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부품업체들은 지역적으로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에 대한 진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중국 내 전기차2 판매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43%3 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이 되었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개발, 생산을 시작하였고, 중국 로컬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생산을 늘릴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글로벌 부품업체들도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되었는데, 중국 내 기존 로컬 자동차 부품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도 2030년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계기로 전기차산업이 활성화되어 전기차 관련 부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는 이들 지역에 진출, 사업을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1 ‘Info + tainment’ ‘Inform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자동차 내부에서 정보를 제공해주는편의장치
2순수전기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의 합계
3 UBS 증권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산업연구부문 책임연구원
ISSUE01
ISSUE01
세계 부품산업 동향

세계 자동차부품산업의 현재와 미래

ISSUE02
ISSUE02
국내 부품산업 경쟁력

한국 자동차부품사의 경쟁력

ISSUE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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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과 소재산업

4차 산업혁명과 소재부품산업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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