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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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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 동향
에너지산업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

전기차, 에너지산업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

안타깝지만(?) 부인할 수 없는 팩트 하나. 지구가 ‘주구장창’ 건재하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동수단의 연료는 전기(배터리 포함) 아니면 수소가 된다. 이동수단 연료가 석탄에서 석유, 석유에서 전기 또는 수소로 완벽하게 바뀐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팩트. 그러나 이런 세상이 적어도 금세기 내에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분간은 여전히 석유가 이동수단의 중심연료로 사용된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요즘 전기차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한마디로 괄목상대. 전기차 누적판매량은 2010년 1만2500대에서 현재 126만 대로 급증했다. 7년 만에 100배, 가히 폭발적이다.

전기차의 매력은 매연과 소음, 미세먼지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소모품이 적어 유지비가 적은 데다, 충전비용이 5분 1로 저렴하다. 내연기관차의 부품 수는 약 2만5000개지만 전기차는 절반도 안 되는 1만 개 내외다. 환경친화성 면에서 내연기관이 대적할 수 없다. 유일한 단점이 비싸고, 충전이 불편하다는 점 정도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현 시점에서다.

올해 전기차시장 규모는 약 150만 대. 이 시장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네덜란드, 노르웨이 순으로 형성돼 있다. 주목할 점은 전기차 전문메이커 미국의 테슬라모터스 이후 중국의 BYD 그리고 최근에는 애플, 구글 등 IT기업까지 가세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율주행차는 논외로 치더라도 당분간 전기차의 폭발적 성장세는 세계 자동차시장을 좌우할 대세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점유율 5위지만, 급성장세인 노르웨이는 ‘전기차 천국’을 정책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팔린 신차의 약 3분의 1이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였다. 이에 고무된 노르웨이는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을 2025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까지 세웠고, 세계 전기차업계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세계 전기차업계가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전기차 누적판매량 목표를 2020년 500만 대로 정했다.

전기차 시장점유율 2020년 7%대... 내연기관차 2040년 25% 급감

시장전망도 장밋빛 일색이다. 자동차 관련 조사기관은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 점유율을 10년 뒤 약 15%까지 늘려 잡았다. J.D 파워는 불과 2∼3년 후인 2020년 전기차 점유율을 7.3%로 전망했다. 10년 뒤 글로벌 신차 판매를 7009만 대로 예상했을 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가 약 520만 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르노-닛산은 한 술 더 떠 2020년 10%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역시 2022년까지 연평균 35%씩 증가해 2022년 기준 약 360만 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는 내연기관 비중이 2040년에 25%로 급감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석유기업 BP는 2040년 총 전기차 보급대수를 3억2000만 대로 예측했다.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 인프라 부족 문제를 대량생산과 기술이 해결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500km∼8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아직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머지않아 1000km, 2000km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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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바늘’이라면 배터리는 ‘실’이다. 전기차와 맞물려 배터리시장도 연간 25%씩 성장하고 있다. 당연히 가격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자동차와 에너지 전문가들은 2022년경에는 소형 내연기관차와 소형 전기차 가격이 비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제조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2010년 1000달러/kWh에서 2016년 250달러로 급락했고, 2025년 1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상황이다.

주지하듯, 제품이든 원료든 가격하락은 붐을 탄다. 독점일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배터리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배터리 가격 하락을 예견하는 것은 붐 즉, 흐름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수요 증가를 예상, 설비와 기술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1조7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매출을 올린 LG화학은 2020년에는 7조 원으로 늘려 잡고 1회 충전시 500km 주행가능한 3세대 전기차 배터리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다.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삼성SDI 역시 올 상반기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정식 가동, 연간 60kWh 전기차 3만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SDI는 올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20분 급속충전 기술을 접목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에너지밀도가 높은 배터리 셀을 선보여 완성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주력사업이 정유인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을거리로 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산공장 배터리 증설계획(연간 2GWh급)을 발표한 데 이어 11월 0.8GWh 추가증설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하반기 서산공장 배터리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배터리 생산규모가 4.7GWh로 늘어나게 될 뿐 아니라 올해 3월 공사를 시작할 헝가리 배터리공장 생산규모는 연간 무려 7.5GWh급이다.

에너지 전문가 "석유 수요, 2030년 정점 찍은 후 급격히 하락" 전망

저유가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를 대표적인 피해업종으로 꼽았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아니다. 유가하락은 미래의 수요 감소를 반영한 결과다. 바꿔 말하면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석유수요 감소를 견인한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유가하락 원인으로 셰일오일 개발,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실패, 미국과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1년 반 전보다 70% 이상 급락한 이유로 보기에는 불충분하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를 제외한 전망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비량의 31%를 차지하는 석유는 63.8%가 운송용인데, 대중화 추세인 전기차가 석유를 급속하게 대체할 것으로 관측된다.

BP(영국 석유회사; British Petroleum)는 최근 전기차 확대로 세계 석유수요가 2030년대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BP는 현재 자동차 총주행거리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몫이 거의 ‘제로’ 수준이었지만 2040년에 는 약 30%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총 보급대수 20억 대로 예상되는 2040년, 전체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가 15%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BP의 시나리오다. 특히 전기차는 유지비가 낮아 공유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평균주행거리가 가솔린차나 디젤차의 2.5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 가격 폭등, 대체제인 ‘자석’ 등 개발 붐

전기차 확대에 따른 또 하나의 트렌드 변화는 희토류 가격 폭등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코발트 가격 급등은 이미 알려진 ‘팩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주요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은 최근 2년 사이 세 배 이상 올랐다. 지난 2016년 1월 ㎏당 23.4달러였던 것이 지난달 77.8달러로 수직상승했다. 특히 2월 들어서는 ㎏당 85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찍고 있다.

당연히 대체제인 신 물질이 등장하고 있다. 먼저 치고 나온 건 토요타다. 토요타는 고가의 희토류를 대신해 신형 자석을 개발했다. 이 자석은 고가 희토류에 속하는 테르븀과 디스프로슘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가장 일반적인 네오디뮴의 사용량 절반으로 줄였다. 배터리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묘안을 찾아낸 것이다. 토요타는 오는 2025년 말까지 모든 전기차에 신형 자석을 부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도 올해부터 코발트 함량을 줄인 배터리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상태다. 관련기업들이 대체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토류의 90%가 중국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급 불안정성이 항존 하고 있다는 얘기다.

1834년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이 최초로 발명, 내연기관인 가솔린차보다 먼저 나온 게 전기차다. 그로부터 150여 년이 지난 현재, 전기차가 세계 자동차시장은 물론 석유시장까지 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천근영
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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