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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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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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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아트
아름다운 자동차의 순간을 그린 화가들(2)

올드카와 사랑에 빠진 풍경화가, 브라이언 월시

미술계에서 자동차를 주제로 하는 화가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었다. 브라이언 월시(Brian Walsh)는 항상 그 점이 아쉬웠다. 영국 남부의 뉴 포레스트(New Frest)에서 자란 월시의 아버지는 목수로 일하며 자동차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월시는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크리켓이나 축구보다 자동차를 그리고 관련 서적을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월시는 일반 학교를 다녔지만 나중에 누나의 영향을 받아 본머스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다. 월시는 대학 프로젝트로 모든 종류의 운송수단을 그려 제출했다. 그의 예술적 멘토는 일러스트레이터 에릭 레빌리어스(Eric Ravilious)부터 자동차를 전문적으로 그리는 F 고든 크로스비(F Gordon Crosby)와 지오 함(Geo Ham)까지 다양했다.

월시는 왕립 기마 포병대(Royal Horse Artillery)에서 군 복무로 인해 창의적인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울위치(Woolwich), 독일, 한국 그리고 일본 등 그의 부대가 주둔하는 곳에서도 스케치북을 놓지 않았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자동차를 그렸는데 예를 들면 아시아 국가 도시를 돌아다니는 지프나 미국차가 그 대상이 됐다. 졸업 후 월시는 영국 공국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핸던(Hendon) 박물관에서 일할 계획을 세웠다. 베드포드셔 기지에서 보낸 그의 군생활 중 하이라이트는 군인이 여러 올드카를 직접 관리하는 예비 격납고에 만든 자동차 클럽이었다.

1960년대 월시는 풍경화와 추상화로 분야를 바꿨다. 수년 동안 왕립 예술학교의 여름 전시회에 그의 작품이 걸려있었다. 그러나 전쟁 이전 자동차에 대한 그의 열정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휴일에는 좋아하는 빈티지 스포츠카 클럽(VSCC) 미팅에 맞춰 일정을 조정했다. 월시는 가족을 꾸린 다음에도 레아-프란시스(Lea-Francis) 14hp 스포츠, 라일리 링스(Riley Lynx), 모건 3휠러 등 일반적이지 않은 차를 유지하고 몰았다. 그는 1929년 뉴 허드슨에서 학창 시절 밤중에 야생마와 부딪히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이 사고에도 불구하고 평생동안 바이크를 동경했다. 날씨 좋은 일요일에 종종 카드웰 파크에서 열리는 바이크 레이싱을 구경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브라이언 월시는 최근 도자기로 분야를 바꾸고 시대별 운송수단을 주제로 도자기 컬렉션을 만들었다. 프랑스 자동차 - 특히 아밀카르(Amilcar) 및 BNC - 를 정기적으로 만든다. 월시는 직접 삽화를 그린 어린이 책 여러 권을 펴냈다. 주인공 중 하나는 빈티지 자동차도 있다. ‘폴 앤 라이즈 오브 더 브랜던 더 벤틀리’(Fall and Rise of Brendan the Bentley) 라는 제목의 책은 지역 폐차장에서 벤틀리 4 1/2L를 발견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이들 부자는 실버스톤에서 열리는 VSCC 레이싱에 참가하기 위해 집으로 끌고 와 복원한다. 부서진 차를 집에 가져가고 부엌에서 엔진을 복원하는 과정 속에 아내에게 들키는 부분은 월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제프 보람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독창적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지표가 된다. 유화 물감에서 약한 산성까지, 제프 보람(Geoff Bolam)은 여러 가지 재료와 매혹적인 기술을 사용해 알루미늄에 그림을 그린다. 그의 인상적인 작품은 자동차 예술 분야에 신선함을 불어 넣었다. 그는 “뛰어난 자동차 디자인의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기법을 발견함으로써 작업을 발전시켜나갔다. 유화 물감부터 시작했는데 이때 금속 표면에서의 붓놀림뿐 아니라 샌딩, 폴리싱, 엣칭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했다”고 말했다.

보람의 팔레트는 전통적인 페인트뿐 아니라 소금, 알칼리성 세제 그리고 염화제2철을 포함한 여러 가지 화학물질로 확장됐다.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며 “하지만 알루미늄으로 하는 작업의 묘미는 작품을 만들 때 잘못된 부분이 생기면 연마한 다음 다시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크기에 맞게 자르는 과정을 포함해 약 두달이 걸린다. 결과물은 아이코닉 카에서 영감을 받은 뛰어난 시리즈로 최근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예술가적 핏줄과 바다 경치를 즐겨 그리던 엔지니어 아버지의 영향까지 생각하면 제프 보람의 창의적인 방향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직접 수리해 가며 올드카를 몰았다. 우리는 오스틴 랜드크랩(Landcrab)을 갖고 있었는데 고장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아버지는 엔진을 들어내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제프 보람도 이런 기계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알파로메오와 폭스바겐 밴 등 여러 클래식카를 몰았다. “알페타 GTV는 녹슬어 산산 조각날 때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차였다.” 그는 결혼 생활이 안정되고 대출을 갚자 MGB로 다시 클래식카 세계에 빠져들었다. 2002년에는 애스턴마틴 DB6을 샀다. “나는 어렸을 때 영화 ‘Wrong Arm of the Law’에서 본 DB4 GT를 항상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격이 크게 오르기 전 구입에 성공했다. 내 DB4 GT는 아주 볼품 없었다. 약간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 4년짜리 프로젝트로 변했다. 완성된 이후부터는 르망으로 떠난 여행을 포함해 이곳저곳 잘 달리고 있다.”

예술로 승화한 스케치, 로버트 크럼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로버트 크럼(Robert Crumb)은 1943년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다. 스스로 괴짜라고 생각하는 그는 논란을 일으킨 고양이 만화부터 재즈 앤 브루스 영웅을 위한 품격 있는 헌사까지 상당히 넓은 범주의 작품을 그린다. 언더그라운드 만화에서 주류로 떠오른 이후 로버트 크럼의 독특한 스타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됐다. 그의 특별한 스타일은 앨범 자켓, 애니메이션, 우표, 유명한 시집뿐 아니라 심지어 창세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Keep on truckin…’은 가장 유명한 만화 그림 중 하나다.

풍부한 예술적 경험을 쌓은 로버트 크럼은 1950년대 미국의 과장된 자동차 스타일을 좋아했다. 그는 내쉬(Nash), 허드슨(Hudson) 그리고 헨리 J(Henry J)사에서 만든 차로부터 영감을 받아 미스터 내추럴(MR Natural) 등 그가 그린 유명한 캐틱터의 차로 사용했다. <잽 코믹스> 창간호 표지는 미스터 내추럴이 2차세계대전 이전의 카브리올레에 가족을 잔뜩 태우고 도시로 오는 그림으로 세태를 풍자했다.

1980년대에 로버트 크럼은 미국 자동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사했다. 오랫동안 그는 날카로운 산문과 재밌는 그림을 통해 더치 다린(Dutch Darrin), 레이몬드 로위(Raymond Loewy) 등 뛰어난 디자이너의 작품에 대해 분명한 주관을 드러냈다. “장소와 목적에 상관없이 포스트 모던 시대의 불분명하고 방향을 잡지 못한 디자인이, 예리함은 사라지고 크롬으로 두른 커다란 괴물이 된 자동차보다 훨씬 더 좋다”고 쓴 글이 대표적이다. 그의 확고한 관점은 테일핀 유행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캐딜락에서 시작된 사소한 디자인 요소는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크롬 라인과 장식이 곳곳에 붙어 있다.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디트로이트는 선을 넘었다.”

로버트 크럼은 자신의 생각을 자주 표현한다. 특히 그의 솔직담백한 스케치는 특히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오늘날 로버트 크럼의 작품은 전 세계 많은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특히 원본의 경우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오래전부터 프랑스에서는 소설 만화가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고 있다. 로버트 크럼은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을 비롯한 여러 시상식에서 정기적으로 상을 받으며 명성을 쌓고 있다.

최영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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