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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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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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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아트
자동차를 예술작품으로 그리는 화가들(3)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톰 메들리

미국의 전설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톰 메들리(Tom Medley)의 가장 잘 알려진 만화 시리즈 『스트로커 맥거크』는 1948년 초고가 완성되었고 초창기 <핫 로드> 잡지에서 인기를 얻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던 메들리는 미군 최초로 라인강을 건너 베를린으로 입성한 미 육군 78사단의 일원으로 벌지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 군 복무 기간 중에도 스케치를 그려 그의 약혼자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만화를 제작해 육군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제대 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곧바로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 자동차 시트를 씌우는 일을 배웠지만, 메들리가 가진 최고의 기술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로스엔젤레스로 이사하고 난 이후 그는 LA 아트센터에 개설된 일러스트레이션 수업에 등록했다.

클럽 매거진을 위한 메들리의 스케치들은 결국 출판 발행인인 로버트 E 페터슨의 눈에 띄었다. 1948년 <핫 로드> 매거진이 출판되면서, 그는 ‘유머 작가’(Staff Humorist) 팀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메들리는 디자인과 사진에 관련해 재능이 뛰어났지만 ‘스트로커’가 등장하는 만화를 그린 것을 그는 최고의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핫 로더로서 고난과 시련을 겪어본 독자들의 친구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메들리의 후반 작업들은 새로운 스포츠카 신을 포함하고 있는 <오토 스피드 & 스포츠> 매거진에 쓰일 캘리포니아 튜닝 스페셜리스트들의 광고를 위한 것이었다. 또 다른 작업으로는 모형 자동차 키트 제작과 영화 제작, 그래픽 디자인과 기고 등이었다. 70년대에 접어들어 메들리는 잡지 발행인으로서 <로드 & 커스텀>을 발행하고 미 전역을 아우르는 자동차 쇼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그만이 가진 특유의 일러스트레이션은 모터사이클에서부터 스피드보트의 영역에서도 표지를 장식할 정도로 그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갔다.

은퇴한 1985년 이후, 메들리는 1940년형 포드 쿠페를 마무리하는데 주력했지만 2011년 그의 차고와 차량이 모두 불타버렸다. 그의 열성 지지자들과 스페셜리스트들이 재건을 돕기 위해 랠리를 열었다. 고맙게도 금속 공구 박스에 보관되었던 메들리의 주요 그림들은 화재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작품들은 그의 아들인 개리에 의해 헌정 도서 『스트로커 by 메들리』로 출판되었다.

메들리는 살아있는 동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고, 마지막 스케치는 오레곤으로 다시 이주하기 위해 준비했던 케이스에 보관되어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그 그림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이사짐이 실린 밴에서 케이스를 내리기 겨우 며칠 전 세상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들은 여전히 열성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전후 초기 미국 자동차 문화의 아주 특별했던 시대를 생생하게 불러오고 있다.

컬트영화 ‘르망’을 기념한 소설 만화, 산드로 가르보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을 향한 팬들의 광적인 모습은 영화 불릿에 등장한 머스탱의 레플리카부터 걸프 리버리까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벨기에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인 산드로 가르보(Sandro Garbo)는 스티브 맥퀸이 주인공인 영화 ‘르망’에 집중했다. “르망은 기존에 없는 강렬하고 사실적인 레이싱 영화였다. 오랫동안 나는 친구들의 차를 그려왔는데 지난 2013년 스티브 맥퀸이 내게 르망을 주제로 소설 만화를 써달라고 말했다. 꿈같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내구 레이스를 예술로 표현하는 것이 힘든 도전이라는 것은 여러 번 증명되었다. 산드로 가르보는 “완성하는데 3년이 걸렸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2015년에는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다. 그때 우리 팀의 플로리안 아플러바흐(Florian Afflerbach)가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나는 그를 위해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강하게 다짐했다”고 말했다.

산드로 가르보는 1970년대 프로토타입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 그는 “당시 나는 기저귀를 차고 있을 정도로 어렸다. 요즘 레이싱은 너무 많은 기술이 들어가 있다. 포르쉐 917과 페라리 512는 전자 장비 없이 시속 360km로 질주했다. 그 당시 비오는 날 뮬산 스트레이트를 지나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르망은 예술가가 항상 욕심내는 주제다. “레이싱에 필요한 정신력과 회복력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상상할 수 없다. 24시간 동안 극한의 속도로 운전하고 낮과 밤에 고작 몇 시간 잠잘 뿐이다. 또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레이싱카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르망은 레이싱 시작과 야간 레이싱, 긴장감, 작은 마을 등 특별한 분위기를 낸다. 절대 잊을 수 없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가봐야 한다.”

지난해 르망 24시 레이스 주최측은 전시회를 위해 산드로 가르보 스튜디오에 예술성이 높은 작품을 의뢰했다. 이는 재능 있는 팀의 꿈을 실현시켰다. 산드로 가르보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읽으며 자랐다. 즐겨 읽은 만화책은 레이싱을 주제로 그린 <미쉘 벨랑>(Michel Vaillant)이었다. 그는 “부모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리고 침실 벽에 붙여놓았다. 나는 장 그라통(Jean Graton) 작품을 보고 감명 받았지만 실제로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소설 만화는 만화보다는 예술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상적인 자동차사진과 작가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필리페 세클리예(Philippe Seclier) 오토포토(Autophoto) 공동 큐레이터는 자동차사진 특별전을 기획하며 “이 전시회의 아이디어는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의 1958년 사진집 『더 아메리칸』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미국을 횡단하면서 생각해 냈다”고 말했다.

로드트립 사진전은 자동차가 여러 형태로 사진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500개의 아주 매력적인 사진을 전시했다.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 『유에스 90』에 실린 클래식 사진 중 ‘마리. 파블로. 안드레아’(Mary, Pablo and Andrea)와 맨 레이(Man Ray), 로버트 두아노(Robert Doisneau) 등 유명한 사진작가 작품이 함께 전시되었다.

탁 트인 도로의 자유에서 충돌로 인한 죽음 그리고 생산 라인부터 상처 난 풍경과 파편 등 자동차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와 함께 실비 뫼니에(Sylvie Meunier)와 파트릭 투른느뵈프(Patrick Tourneboeuf)가 만든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도배된 벽 등 소유에 대한 자존심부터 패트릭 나가타니(Patrick Nagatani)의 고고학에 대한 환상까지 구성도 다양하다.

모터쇼나 인기 있는 스타를 통해 화려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신의 페라리 250GT 캘리포니아에서 제인 폰다와 데이트를 즐긴 알랭 들롱 모습을 찍은 에드워드 퀸(Edward Quinn)의 사진이 대표적이다. 또한 장 뤽 고다르 감독의 계시록 영화인 ‘주말’(Weekend)의 촬영 현장을 은밀하게 담은 질 카롱(Gilles Caron)의 작품도 있다.

속도를 포착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작업이다. 특히 무거운 초창기 카메라와 느린 플레이트 과정 때문에 고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귀도 시그리스트(Guido Sigriste)는 자신만의 기발한 셔터 시스템을 개발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 시킨 1903년 파리 마드리드 레이스를 촬영했다. 베르나르드 에셋(Bernard Asset)은 1984년 디종에서 알랭 프로스트의 드라마틱한 온보드 사진을 찍어 독특한 관점으로 챔피언이 어떻게 운전하는지를 포착했다.

풍경을 담은 작품은 윈스턴 링크(Winston Link)가 놀라운 플래시 기술로 차를 타고 가면서 급행열차를 찍은 작품과 페르난도 구티에레즈(Fernando Gutierrez)와 랭던 클레이(Langdon Clay)가 주차된 차의 아름다운 모습을 남긴 작품도 있다. 멜레 스멧(Melle Smets)과 유스트 반 온나(Joost van Onna)가 쓴 『터틀 1: 아프리카에서 자동차 만드는 법』(Turtle 1 - Building a Car in Africa)은 가나 장인의 도움으로 자동차가 재활용 부품을 사용해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지를 자세하게 기록했다.

최영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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