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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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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에세이
스마트 세상,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

스마트 시대, 진화하는 자동차, 그럼에도 꼭 기억해야 할 것들

스마트 시대. 요즘은 시간이란 물리적 현상보다 더 빠르게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영화 같은 일들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눈앞에서 펼쳐진다.

IT정보통신기술과 사물 인터넷(IoT)의 조합은 놀라운 기술혁명을 불러왔다. IP카메라를 이용한 방범, 난방이나 조명, 심지어 음악까지 간단한 작동이나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도시 전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마트 시티’는 이제 더 이상 꿈의 도시가 아니다. 특히 자율자동차의 상용화는 머지않은 시기에 현실화가 될 것이다.

자동차는 그리스어 ‘AUTOS’(스스로)와 라틴어 ‘MOVERE’(움직이다)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진다. 스스로 움직인다는 뜻이다(어원이 생길 때부터 자율자동차가 나올 걸 미리 예상했는지 우연치고는 놀랍다). 과거 말이나 소가 끄는 수레에서 최초의 자동차(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태엽자동차)가 나온 지 대략 650년이 지난 지금, 어떤 자동차가 우리 곁에 있을까. 자동차는 이제 삶에서 절대적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몇 가지 편리하고 마술 같은 자동차 제어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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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운전자가 제일 좋아하는 주차조향보조시스템(SPAS). 주차버튼을 누르고 주차장으로 이동하면 주차공간을 스스로 인식해 주차를 해준다. 물론 운전자는 핸들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된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S)은 운전자의 졸음이나 부주의로 차선을 벗어나면 차량 내부의 전자제어시스템을 통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차선 안쪽으로 차를 들어오게 하는 안전에 관한 첨단장비다. 추돌방지시스템도 있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에 필수적 요소다. 레이더센서가 도로상황을 파악해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 이를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순간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동시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조절한다. 추돌위험이 발생되면 즉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사고를 방지하는 필수 안전시스템이다. 또 UAE 두바이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을 이용한 도시순찰차를 곧 선보일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모든 신기술은 머지않은 시기에 우리 생활에 직접 적용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아직 극소수 업체나 관계자만의 독점적 기술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나 사용중인 자동차가 고장 났을 경우 즉각적인 수리가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보편적 기술이 될 때 수리가 쉬워지고 그 편의성으로 더 신뢰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자동차정비와 관련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 있었다. 내가 사는 곳은 경남 창원시 진해인데 울산에 지인을 만나고 돌아온 다음날 세차를 맡겼다. 세차 후 차를 몰고 나가는데 뒷바퀴 쪽에서 긁는 듯한 소리가 났다. 혹시 트렁크에 실린 짐 때문인가 해서 트렁크를 정리했지만 계속 소리가 들렸다. 정비센터에 가서 리프트에 차를 올리고 여기저기를 점검했지만 바퀴 쪽은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계속 소리가 나 다른 카센터에도 갔는데, 그곳에서도 문제를 찾지 못했다. 다음날에도 계속 소리가 났고 결국 단골 유명 체인점 정비업체에 갔다. 그곳에서는 바퀴에는 이상 없고 뒷바퀴를 잡아주는 고무와 링크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수리비도 꽤 많이 들 것 같았다. 아무래도 믿음이 가질 않았다. 불과 보름 전에도 여기서 브레이크패드 및 타이어를 점검 받았으며 나 역시 운전경력이 30년이 넘었는데 말이다. 다시 사건의 시발점이 된 세차를 했던 정비업체로 갔다. 그곳은 세차와 차량정비도 겸하고 있었고, 사장님도 친절했으며 경험도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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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올리고 점검을 하던 중 사장님이 깜짝 놀라는 게 아닌가. 세상에 바퀴에 너트가 없는 게 아닌가! 우측 뒷바퀴에 하나, 앞바퀴에 두 개. 또 모든 타이어의 너트를 손으로 돌려도 돌아가는 게 아닌가? 나보고 정말로 운이 좋다고 했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울산으로 오가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은 예사로 달렸는데???, 너트와 함께 바퀴가 달아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할수록 끔찍했다. 범인은(?) 바로 그 단골 정비소였다. 보름 전 그곳에서 브레이크패드를 교체하고 타이어 자리까지 바꾸었다. 그때 손으로 너트를 붙여만 놓고 기계로 고정시키지 않은 게 틀림없었다. 일하는 엔지니어가 2명 있었는데 둘 다 ‘서로 하겠지’ 하며 미룬 게 분명했다. 흔들리는 바퀴에 새 너트로 고정시키고, 단골 정비소에 다시 갔다. 나도 모르게 광분(?)했다. 매상에만 눈이 멀어 느슨한 너트는 보지도 못하고 멀쩡한 뒷바퀴 고무를 바꾸라던 인간들 아니었던가? 매니저부터 기사는 뭐라고 말도 못하고 죄송하다고만 했다. 거듭 미안하다며 아무 일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나의 항의에 그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각인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재점검을 받고 돌아왔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자기 맡은 일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는 순간 다른 사람의 일생이 바뀔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고 나 역시 나 자신의 일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출퇴근 승용차는 1년에 보통 1만5000km를 운행한다는데 내 차는 3만km 정도를 달린다. 그러니 참 많이도 달렸다. 차도, 사람도, 함께한 시간이 길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느낄 수 있다. 차도 아프면 아프다는 소리를 낸다. 바퀴가 빠질 듯 아파서 나에게 삐걱대며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무심해서 너무 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것에 대해 소홀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스마트 시대 모든 것이 풍요롭고 편리할지라도 소중함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은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 그것이 결국은 스마트 시대 진화의 최종목적지이기 때문이니까.

김재근
시인. 2010년 제10회 <창비> 신인시인상을 수상. 시집 『무중력 화요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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